# 나의/그림자 (inside)

그러한 사연

Ink on the Road 2024. 8. 16. 20:02




녕하세요, 독일 베를린에서 사연을 보냅니다. 미스터 트롯 시절부터 줄곧 영탁만 바라보고 계시는 엄마를 위해 방청을 신청하고 싶습니다.

저는 결혼한지 햇수로 6년이 되었고, 약 1년전에 남편과 함께 베를린으로 건너왔어요. 중학교때 아빠가 돌아가셔서 외동딸인 저와 엄마 단 둘이 지내왔는데, 제가 일찍 결혼 하면서 엄마의 곁을 떠났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고국을 떠나 타지에 살게 됐으니, 엄마는 정말로 혼자가 되셨어요.

 

엄마는 저를 늘 곁에 두고 사랑 주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살가운 딸이 아닌지라 그 사랑이 간섭같아 늘 밀어내고 도망하기 바빴습니다. 속으로 얼마나 앓으셨을까요? 다행히 지금은 이 사랑의 자리를 영탁이 차지 했네요. 저희는 서로 일주일에 한번 정도 영상통화를 하는데요, 대부분 영탁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어느새 저는 엄마 아들인 ‘영탁’의 자랑을 들어주는 친구가 되어 있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영탁은 저와 달리 엄마에게 상처주는 일이 없으니까요.

 

또한 엄마는 저에게 평소 부탁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잘 들어주지 않는 걸 아세요. 그럼에도 엄마는 영탁 콘서트 예매와 팬 활동 관련해서 종종 부탁하셨습니다. 환갑이 넘으셔서 인터넷 활동이 익숙치 않으실테니까요. 그걸 알면서도 저는 화를 내곤 했습니다. 제가 해외로 떠나면 곁에서 도와줄 수 없으니 앞으로 엄마가 스스로 할 수 있게끔 독립심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시도도 안해보고 도와 달라고 하느냐, 알아서 찾아서 해봐라."라고 차갑게 말할 때마다 엄마가 점점 더 저를 어려워하시는 게 느껴졌지만, 저는 모른 척하고 넘겼습니다. 쓰고 보니 정말 못된 딸년이네요^^;; 엄마를 두고 온 지금은 정말 많이 후회가 됩니다. 그게 뭐 별거라고, 곁에 있을 때 기쁘게 도와드렸으면 됐을 일인데 말이죠.

 

이 죄스러운 마음과 함께, 지금은 엄마가 씩씩하게 삶의 즐거움을 스스로 찾아가는 걸 지켜 보며, 영탁 가수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엄마가 정말로 행복해 보여요. 명절이 다가오는데, 이런 엄마를 위해 먼 타지에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이것 밖에 없네요. 엄마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영탁님과 함께 삶과 영혼이 더욱 풍성 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방청 신청드립니다. 평생 저희 엄마 아들 해주세요!

 

 

<신청곡>

영탁쇼에서 엄마가 듣고 싶은 곡이 뭔지 여쭤볼까 하다가 그냥 제가 신청해 봅니다. 양희은의 <엄마와 딸>을 신청하고 싶어요. 제가 쑥스러워 엄마에게 직접 전하지 못할 말들이 가사에 담겨있어요. 저희 모녀에게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거예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