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큰 예술대학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행사 규모가 방대하다. 무려 대학 캠퍼스 포함 11곳에서 전시가 열린다. 아담한 규모의 드레스덴 예술대학에의 Bildende Kunst도 최소 열흘동안 전시를 열던데 작품 수를 감안했을 때 3일은 너무 짧지 않나 싶다.. 재밌는 퍼포먼스 작품이 한가득인데 선택이 참 쉽지 않다ㅠ 본 캠퍼스만 둘러봐도 하루가 꽉 차기 때문에 이틀에 나눠 하루는 Bildende Kunst, 그다음 날은 Meidenhaus를 방문하여 Visuelle Kommuikation과 Medien und Kunst 중심으로 보러 다녔다.
가장 재미있게 둘러봤던, 워크샵 공간을 개방하여 한 학기 동안 진행한 워크샵 결과물들. 뿐만 아니라 이 공간 안에 한 학기의 자취가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미처 굳지 못한 잉크 찌꺼기들. 물감을 닦아낸 천 뭉터기. 모퉁이에 쌓여있는 알루미늄 프레임, 축축한 물때 냄새 등. 그냥 이 모든 것이 나에게 와닿는 게 좋았다. 호흡하는 느낌이 들어서.
*UDK에 있는 다양한 공방 정보
Werkstätten am Institut Kunst
https://www.udk-berlin.de/universitaet/fakultaet-bildende-kunst/werkstaetten-am-institut-kunst/
룬트강에서는 아직 세공되지 않은 폭발적인 감정과 표현으로 이루어진 날것의 아우라를 느끼는 재미가 있다. 작품을 눈보다 가슴으로 봐야 하고, 이해의 과정을 거치기 전에 피부가 먼저 반응해야 한다. 그리고 좋은 에너지를 하사 받아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도 한번 마음이 동한 작품 앞에서는 이 작품을 탄생시킨 이 사람은 누굴까? 뭘로 만들었을까? 이렇게 더 알고 싶기 마련인데, 대체적으로 유독 너무 불친절한 프레젠테이션들이 좀 아쉽긴 했다. (이것이 베를린 서타일?) 여하튼 그래서 스쳐 지나가는 반가운 인연정도로 생각하며 기록해 놓는다.
학생신분으로 대폭발적 스케일의 작품은 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보다 자신의 성격이 한껏 묻어나는 드로잉들이 늘 재밌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업물과 전시 공간이 어우러져 여백의 틈을 재밌게 메꿔놓은 작품들에 눈이 많이 가던 룬트강이었다. 정말이지 집에 와서 사진첩을 들춰보니 찍어놓은 것이 대부분 이렇다.
그리고 베를린은 정말로 베를린의 예술이 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도, 그들의 목소리도, 웃음도, 걸음걸이도, 춤도, 흘러나오는 음악도, 다 베를린의 예술작품 같다. 어느 순간 바라보고 있자면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보다는, 한마디로, 베를린이라는 하나의 느낌이 보인다. 베를린. 그런 비슷한 사람들이 이곳 베를린에 모여드는 것일까 아니면 베를린의 기운에 사람들이 동화되어 가는 것일까?
닭먼저? 알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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